대한심장혈관영상의학회

Home 지난뉴스레터보기 발행인: 이배영  편집인: 추기석, 강은주, 김진영          News Letter Vol.45

계명대 동산병원 김진영

코로나 한가운데에서

안녕하세요 코로나 거점병원인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영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여러 행사가 취소되어 심영회 회원님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지 너무 오래 되었는 것 같습니다. 원래 5월 웹진이 나가야 하는데, 현재 6월까지 모든 행사가 취소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이렇게 짧게 저의 상황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저는 지난 1월 둘째를 출산하고 복귀하였는데, 그때부터 중국 우한에 폐렴이 돈다는 소문이 조금씩 들렸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남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해외 학회도 가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며 지냈던 날들이었는데, 2월의 어느 날, 대구에 31번 환자가 발생했다는 속보와 함께, 급박하게 돌아가던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대구 경북 지역의 outbreak로 급격히 환자수가 증가했던 2월 말~3월 초는 정말 이게 현실인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건가, 실감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출근길에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음압중환자실에 자리가 없어 응급실에 확진자들이 입원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는 이야길 들으며, 두렵고 떨린 시간들이었습니다.

저희 거점병원을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2019년 4월 대구 성서지역으로 병원이 이전 오면서 예전에 원래 자리에 남아있던 병원은 ‘대구 동산병원’ 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2차병원으로 운영되어오고 있었습니다. 환자수가 음압 병실을 초과하는 상황이 닥치자, ‘대구 동산병원’은 대규모의 코로나 환자들을 한군데에 모으기 위한 코로나 거점병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기존에 대학병원급의 치료환경을 갖춘 곳이었기 때문에, 경증 코로나 환자부터 중환자까지 받을 수 있었고, 어려운 시기에 대구지역민의 안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환자들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보니, 대구동산병원에 기존에 입원해 있던 136명의 환자들을 거의 반나절 만에 급히 모두 성서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옮기고, 2월 22일부터 코로나 환자만을 입원 시켜, 현재까지 총 700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하였습니다. 병원 전체가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구역으로 지정되다 보니, 의료인들을 밖에서 방호복을 입고 병원에 들어가고, 병원 밖으로 나온 뒤 방호복을 벗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방사선사 선생님들도 방호복을 입고, 정해진 시간에 들어가서 한꺼번에 많은 환자의 사진들을 촬영해야 했습니다. Level D 방호복은 2시간만 입어도 온몸에 땀이 흘러 버티기가 어려운데, 최선을 다해주신 방사선사 선생님들께 너무나 고생하셨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성서에 있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서 원격으로 코로나 거점병원에 있는 환자들의 사진을 모두 판독하였습니다. 기존의 일에 추가로 더해진 상태라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모두들 한마음 한 뜻으로 이 위기를 헤쳐 나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이 위기에 도울 수 있어 감사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뭐라도 더 돕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는 생각보다 젊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이었습니다. 거점병원에서 상태가 좋지 않아 성서에 있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으로 전원 왔던 21세 여자 환자가 있었습니다. 기저질환이 없었는데 chest radiograph에서 cardiomegaly소견이 관찰되고 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이 30%로 감소해 있었고, cardiac enzyme이 올라서 myocarditis가 의심되어 imaging study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 환자를 기존 다른 환자들을 함께 치료하는 병원에서 촬영하긴 쉽지 않습니다. 촬영 시간에 다른 환자들이 오지 못하게 비워야 하며, 환자를 음압텐트에 싣고와아하며, 기사들은 모두 level D 방호복을 입고 촬영하게 됩니다.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촬영실을 모두 소독하고 3-4 시간후에 다시 촬영을 재개 하게 됩니다. 촬영한 MRI에서 환자의 myocardium이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이제 국내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어, 코로나도 끝이 보이나 싶습니다. 하지만, 대구 대학병원들과 거점 병원에는 퇴원하지 못한 수백명의 확진자들이 치료받고 있고, 중환자실에도 코로나 환자들도 여전히 있습니다. 왜 대구 경북에 이런 일이 생겼나 싶기도 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가 더욱 한마음이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몇 달째 주말 없이 같이 고생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 텔레비전에서 코로나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면 괜히 주책 맞게 눈물도 납니다. 안부를 물어주시는 분도 많고, 또 도시락으로, 구호물품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그래도 힘이 많이 납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 중에 있지만, 끝까지 지치지 않고, 모두 함께 잘 이겨내어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 대구에서 김진영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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