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지난뉴스레터보기
  발행인: 정정임   편집인: 김정아, 이지원 News Letter Vol.38
 38th Issue (August 2018)
Sponsor Atrium

A·T·R·I·U·M

심혈관 의료영상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 / 컬럼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권지훈


지난 호에서 소개된 딥러닝의 기본 개념을 이해한 후,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원하는 문제를 설정하고 학습에 필요한 재료인 레이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심혈관 의료영상을 활용한 최신의 인공지능 연구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의료인의 경험과 직관이 기술 개발에 기여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현재 심혈관 진단에는 복수의 영상 검사 및 진단법이 활용되고 있으며, 분석 시간을 단축시키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먼저, 협심증 환자의 병변이 심근허혈을 유발하는지 평가하기 위한 기능적 지표인 FFR (fractional flow reserve)에 대한 인공지능 연구를 소개합니다. FFR은 압력철선을 삽입하여 협착부 전후의 압력비를 측정하는 것으로 예후예측에 있어 높은 성능을 갖지만 비싸고 침습적인 검사이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습니다. CT기반으로 형상을 얻고 혈류 시뮬레이션(CFD)을 적용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았지만 다른 대안들처럼 시간과 비용이 큰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FFR 예측은 머신러닝을 도입하기에 적절한 목표이지만, 가장 큰 장벽은 관상동맥 형상과 질환의 다양성을 포함하는 큰 규모의 레이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Siemens 사는 가상의 관상동맥 형상 12,000 개로 구성된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자체 개발한 CFD 기법을 적용하여 FFR 학습 재료로 활용하였습니다. 단순한 딥러닝 네트워크를 활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FFR 예측 성능은 자체 개발 CFD 해석 결과와 유사하며 해석시간이 평균 2.4초로 혁신적으로 감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심장 CT에서 관상동맥을 분할하는 데 여전히 가장 많은 시간(약40분)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지만, 심근분할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것처럼 관상동맥 분할에 머신러닝을 적용함으로써 개선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혈관내영상과 관상동맥CT의 단면을 비교하는 연구도 관상동맥 형상을 정확도 높게 재구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림 1. 가상의 관상동맥 모델을 활용한 FFR 예측 연구 (출처: Itu, Lucian, et al.,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16)

최근에는 혈관내 광학단층영상(OCT)의 분할에 머신러닝을 적용하는 연구도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상용화된 컴퓨터 지원진단으로도 상당히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나 그보다 더 분석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데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OCT 분할연구는 상대적으로 레이블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용이하다는 점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배경으로 보입니다. 반면, 혈관내초음파영상(IVUS)는 한 번에 촬영되는 영상의 수가 OCT보다 많고 낮은 영상대조도를 가지기 때문에 분석에 많은 경험을 요구합니다. 현재 컴퓨터 지원진단을 적용한 상용 제품들도 단면마다 많은 수작업을 요구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IVUS 영상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보니 ECG-gating을 하지 않아도 높은 정확도 (Dice sensitivity coefficient =0.88)로 분할이 가능하며 단면당 1초 이내로 분석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임상현장에서는 스텐트 크기를 결정하기 위해 적은 수의 IVUS 단면만을 분석하게 되는데,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혈관영역 전체를 보고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그림 2. 인공지능 기반의 IVUS 영상 분할 (자체연구)

혈관조영술 영상의 분할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혈관 경계, 특히 병변 주변의 분할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는 있지만, 혈관의 트리구조를 찾아내는 것은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좌전하행지 (Left anterior descending) 등 병변이 있는 주요 분석대상을 찾아내는 데 활용한다면, 컴퓨터지원진단 기반의 반자동 소프트웨어 사용 시 분석자의 작업량을 줄이고 숙련 요구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2. 인공지능 기반의 혈관조영술 영상 분할 (자체연구)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 분석을 진단이나 임상연구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시술 자동화에 이용하려는 노력도 있습니다. Corindus 사는 심혈관중재시술용 로봇 시스템인 CorPath GRX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조이스틱을 조작할 때 자동으로 방향변환을 해줌으로써 가이드와이어의 조향을 손쉽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지난 5월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기반의 수술/시술로봇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진행될 범부처 의료기기 사업의 주요한 목표로서 제시되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시술로봇은 1) 임상의가 의료영상을 관찰하고 임상판단을 내리는 과정과 2) 그에 맞는 시술 동작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담당하는 '인공지능 제어엔진'이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인공지능 제어엔진의 개발은 시술 단계마다 활용되는 정보와 판단기준을 이해하고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형태로 분할/변형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이드와이어 삽입 시 말단부를 관찰했을 때 'C' 모양으로 휘어지는 경우 혈관벽을 누르고 있는 상황이므로 (영상정보해석) 혈관이 손상되지 않도록 후진 후 다시 전진하도록 (동작수행) 하는 것입니다. 손의 감각을 대체할 로봇 센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량이 증가한다면 보다 안전하고 정확도 높은 기술로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수련의의 학습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수준 높은 시술이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길을 지향합니다. 시술도구의 선택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한다면 시술 시 시행착오가 적어지고 의료비용도 절감되어 환자 건강과 의료 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가속화되고 의료영역에 있어서도 적용범위가 점점 확대될 것입니다. 결국 임상의 부담을 덜고 의료인력과 자원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는 학문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전문성 있는 분석자의 노력, 세심하게 설계된 딥러닝 네트워크가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혈관 영상 분야 전문가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시대의 바람을 가장 먼저 맞이하게 될 것이므로, 인공지능 시대의 주도적 설계자로서 더 큰 역할을 기대해봅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안골로 11번길 7, 202호
TEL : 031-704-4262  E-mail : kosci.heart@gmail.com
Copyright ⓒ by The Korean Society of Cardiovascular Imagin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