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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지난뉴스레터보기 발행인:이배영  편집인:추기석, 강은주, 김진영          News Letter Vol.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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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IUM

2019 ESCR 후기 (한양대구리병원 홍수진)

안녕하세요.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홍수진입니다.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Belgium의 두 번째 도시인 Antwerp에서 열린 European Society of Cardiovascular Radiology (ESCR) 2019를 다녀왔습니다. 글 솜씨가 부족하지만 경험을 나누고자 후기를 써달라는 제안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Antwerp, Belgium

Belgium,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나라, Belgian chocolate, Belgian waffle이 유명하고 French fries의 원조라는 Belgian fries가 있는 곳. 게다가 수도인 Brussel도 아닌 Antwerp라는 더욱 더 낯선 도시에서 ESCR 2019가 열린다고 했다. 공부가 필요했고 당장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Antwerp는 Belgium의 북부인 Flanders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알고 보니 그 유명한 동화인 ‘플랜더스의 개’의 배경이면서 주인공 네로가 간절히 보고 싶어하던 루벤스의 그림이 있는 성모 마리아 성당과 루벤스의 생가가 위치해 있는 도시였다. 신기하게도 동화는 영국 작가가 쓰고, 만화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정작 이 곳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한다.

Antwerp 중앙역은 고풍스러웠고 화려했다. 길은 넓고 깨끗했고 관광객들은 많지 않아 걷기에도 적합했다. 학회가 열리는 Flanders Meeting & Convention Center는 중앙역 옆에 바로 위치해 있었다.



ESCR 2019 MEETs KOSCI

Opening session은 Sand art로 웅장하게 시작했다. 안티곤이라는 거인이 강을 건너려는 배를 막고비싼 통행세를 징수했는데 이를 거부하는 자들의 손목을 잘랐다고 한다. 이에 용감한 청년 실비우스 브라보가 거인과 싸워서 결국에는 거인의 손목을 잘라 던져버렸다는 전설에서 ‘손을 던지다’라는 의미의 Antwerp라는 도시명이 탄생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여러 동상들을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ESCR 2019 Congress President인 Dr. Rodrigo Salgado는 환영인사말에서 KOSCI에 특별한 감사를 전했고, Korean EPOS Session에서는 직접 좌장을 맡으셔서 KOSCI 회원들의 발표에 코멘트를 아끼지 않으셨다. Special Focus Session으로 Korean cardiovascular imaging까지 구성되어 있어 전체 프로그램의 적지 않은 부분을 KOSCI가 채웠는데, 정정임 전 회장님과 이배영 현 회장님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Evening event로 Belgium 최고의 아르누보 건축가인 Victor Horta의 설계가 남아있는 Horta Grand Cafe에서 열린 ‘THE TESTE OF BELGIUM’에서도 환대는 이어졌다. The Chocolate Line의 Chocolatier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Dominique Persoone가 직접 나와서 자신이 만든 Chocolate를 나눠 주고 창작 비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클래식한 방식 대신, 다양한 식재료(예를 들면, 프랄린, 와사비, 사케, 산쵸 페퍼 등등, 한국 된장과 김도 있다고 한다)를 Chocolate에 접목하고, 독특한 작품(예를 들면, Chocolate Lipstick, Chocolate Pills, Chocolate Shooter)을 창의적으로 만든다고 한다.



Belgian Beer at Kulminator

Antwerp에는 Ratebeer(소비자가 직접 각 나라의 맥주와 pub의 순위를 매기는 웹사이트)에서 항상 상위권인, ‘맥덕’이라면 죽기 전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하는 pub이 있다.

저녁 때 찾아간 그 곳은 불이 꺼진 듯 했고, 가까이 가보니 내부에는 사람이 있었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닫았나 하고 실망하는 순간, 안에 손님인 듯한 사람이 벨을 누르라고 했다. 벨을 누르자 나온 주인 할아버지는 다짜고짜 왜 왔냐고 물었고, 맥주를 마시러(DRINKING) 왔다고 말하자, 이 주변에 DRINKING 할 곳은 널려있다며 잘 가라고 했다. 여기는 DRINKING하는 곳이 아니고 TASTING하는 곳이라고 강한 어조로 재차 말하는 그에게 빌려간 벨기에 맥주 서적을 보여드리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PLEASE라고 말하고 나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Belgian Strong Ale 중에 Trappist(수도원) Ale이 있다. 인증 받은 수도원은 전 세계에 벨기에 6곳, 네덜란드 2곳 등 11곳이 있다. 특이하게도 병입이 된 뒤에도 병 안에 들어간 효모에 의해 2차 숙성이 진행되는데(온도 유지가 중요하단다), 숙성 기간에 따라서 Ale의 맛과 향의 차이가 확연하다. Kulminator의 주인 부부는 40년 넘게 맥주를 모았고 연도별로 모아진 맥주 리스트는 노래방 책자 두께로 정리되어 있었는데 가격도 몇 십 유로부터 몇 백 유로까지 있었다.
그 중에서 주인 할아버지가 매일 드신다는, Ratebeer 100점 만점에 빛나는 Struise Pannepot Grand Reserva 2010년 산을 시켰다. Bourbon barrel aging 1년 후, Calvados barrel aging (프랑스산 사과증류주) 2년, 총 3년 aging한 맥주로, 가게에서 병입 숙성까지 거친 상태였다. 맥주의 맛은 탄산이 거의 빠져 매우 부드럽고 진한 과일 향이 풍부해 맥주를 잘 모르는 나에게도 신세계였다. 10도나 되기에 다 마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여운은 ESCR 2019와 함께 오래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