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김채리
필자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1년간 해외연수를 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해외연수지로는 코카콜라와 CNN 본사가 있으며, 심권호 선수가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딴 1996년 하계올림픽이 개최된 애틀랜타(Atlanta)의 에모리 의과대학으로 선택하였다. 애틀란타는 미국 동남부에 있는 조지아(Georgia)주의 주도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기간 동안에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이다. 또한, 애틀란타는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출신지로도 유명하다. 에모리 대학교는 애틀란타의 북동쪽에 위치한 도시인 디케이터(Decatur)와 애틀란타 도심 사이에 위치해 있는 명문 사립대학교다.
미국 생활을 위한 거주지는 애틀란타의 북쪽 교외 지역인 풀턴(Fulton)군에 위치한 소도시 알파레타(Alpharetta)로 정하였다. 알파레타는 연간 평균 기온이 21.3°C이며, 겨울 평균 온도 10.2°C에서 여름 평균 온도 30.6°C 사이의 따뜻한 기후이면서도 4 계절이 뚜렷하며, 치안이 좋고 학군이 좋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인근 지역에는 주택과 거리가 깨끗하고 편의시설들이 많으며,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인 존스크릭(Johns Creek)과 둘루쓰(Duluth)가 있어 생활 편의성 또한 높다.
하츠필드 잭슨(Hartsfield Jackson)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내려서 집으로 가는 길은 높은 빌딩들이 밀집되어 스카이라인을 뽐내는 애틀란타 도심을 지나게 되고, 다시 높은 빌딩, 고급 쇼핑몰과 유명한 갤러리, 맛집, 박물관 등이 적절이 혼재되어 있는 미드타운인 벅헤드 (Buckhead)와 던우디(Dunwoody)를 지난 후, 우거진 숲과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거주지역으로 이어진다. 맑은 날씨에 애틀란타에서 운전을 하면 중세시대의 명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파란 하늘과 구름들이 한없이 펼쳐져 있어서, 운전하는 내내 명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든다. 지금 후기를 쓰며 차에 타서 애틀란타 하늘을 바라보는 상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짠하다.
처음에 필자가 연수의 허락을 받은 교수님은 Arthur Stillman 교수님으로 에모리 대학 병원의 심장흉부파트의 디렉터이신 분이시나, 은퇴를 앞두고 계신지라 Cardiothoracic imaging의 AI lab의 디렉터이신 Carlo De Cecco 교수님에게 인계(?)가 되었다. Carlo 교수님은 로마 대학 출신의 이탈리아 이민자이시며 그가 이끌고 있는 AI lab은 대부분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출신 visiting fellow들이 연구진으로 있었다. 이민자 출신이시기 때문인지 나와 같은 외국인의 마음을 많이 헤아려 주셨으며, 특히 이탈리아와 한국은 정서상 동일하다라는 굳은 믿음으로 한국인인 나에게 큰 신뢰를 주셨다. 특히, 무슨 일만 있으면 모든 연구원들을 모아 파티를 열어 본인의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주시며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해 주셔서, 나도 다른 연구원들과 친분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한편, Carlo 교수님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역시 네덜란드 이민자 출신인) Marly van Assen 교수님은 lab의 기둥 같은 존재로 lab에서 하고 있는 모든 연구를 관장하며 이끌고 계신 분이다. 내가 처음에 lab에 들어갔을 때는 postdoc으로 아직 발령을 받기 전이어서 그런가 친근감도 있었고 또 나이대도 비슷하고 특유의 친근감과 친절함으로 내적 친밀감이 느껴지는 친구였다. 필자는 영어도 어색하고 애초에 미국에 가서 외국인과 어울린다는 기대는 아예 하지도 않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은 Carlo 교수님과 Marly 교수님을 만나고 그 이민자 집단인 lab 생활을 하며 싹 없어졌다.
Lab 생활이 즐거웠던 것은 일단 재택근무가 가능했고 (매주 수요일 점심 12시에 줌으로 랩 미팅을 했음), 하고 싶었던 연구들, 그들이 하고 있는 연구들을 때로는 돕거나 함께 하며 국제적인 커넥션을 나도 할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외국인 친구들이 생기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타지 생활을 도우며 연구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경험은 아마 연수지에서만 해볼 수 있는 특수한 경험인 것 같다.
이 짧은 연수 후기에 1년간의 많은 이야기들을 담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여러 사석에서 또는 송년 심포지엄에서 필자의 후기를 조금이나마 더 나눠보도록 하겠다 😊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곧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