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혈관영상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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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지난뉴스레터보기 발행인: 고성민   편집인: 강은주, 김진영, 김다솜          News Letter Vol.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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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ium

Mayo Clinic 방문 기고문

연세원주의대 고성민 교수님

지난 KCR 2025 마지막 날인 토요일 오후, 저는 North American Society of Cardiovascular Imaging(NASCI) 2025 미니애폴리스 참석 및 강의를 위해 출국하였습니다. 약 250여 명의 NASCI 회원들이 모였으며, 저는 ‘CT plaque imaging’을 주제로 강의를 하였고, Gala dinner와 presidential dinner에도 참석하여 NASCI 회원들, 특히 전·현직 집행부와 뜻깊은 교류와 화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약 15년 이상 알고 지낸 Young 교수의 초청으로 Mayo Clinic Rochester로 향했습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이 곳에서 폐회식 후 이동하였고, 저녁에 도착하자마자 병원 직원들의 회식 모임들이 식당 곳곳에서 확인되어 ‘내가 Mayo에 왔구나’라는 실감을 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Mayo Hilton Hotel”을 숙소로 제공해 주었으며, 제가 북미에서 머물러 본 호텔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고급스러웠습니다.

새벽 늦게까지 강의 준비를 마치고, 이른 아침에 호텔을 나섰습니다. 오전 7시에 Young 교수가 직접 호텔로 와서 병원으로 안내해 주었고, 이미 여러 직원분들이 출근 중이었으며 진료는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된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메인 빌딩 1층의 컨퍼런스룸에 들어가니 100여 명이 넘는 참석자가 대기 중이었고, 온라인으로도 약 100명이 신청되어 있다는 설명을 듣고 저 스스로도 큰 중압감을 느꼈습니다.

강의는 ‘Advanced cardiac CT for Ischemic Heart Disease’라는 주제였으며, Triple Rule-Out CT 및 CT perfusion을 중심으로 슬라이드 약 100장을 준비하여 50분 강의 후 10분 Q&A를 진행하였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이런 세계적 의료기관에서, 심장혈관영상의학 분야 최정상인 Mayo에서, 200명 이상 의료진 앞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것이 나에게 과연 적합한가’라는 회의와 동시에 ‘이 기회를 허투루 해선 안 되겠다’는 책임감이 혼재된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후 다행히 좋은 평을 받았고, 특히 Rajiah 교수로부터 이메일로 “강의를 흥미롭게 들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Young 교수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영상의학과를 3시간 넘게 안내해 주며 여러 의료진을 소개해 주었고, 그 덕분에 척박해 보이는 도시 Rochester에 Mayo Clinic이 어떻게 세계 최고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는지 깊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영상의학과는 여러 건물에 분산돼 있으며 교수진만 250여 명, Photon Counting CT 3대 (향후 2대 추가 도입 예정) 등 약 40여 대의 CT가 운영 중이며 MRI는 약 50여 대, 3D 프린팅랩 및 영상분석실도 갖추고 있고 직원도 수십 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한 원격 응급심혈관영상 당직 중임에도 불구하고 Williamson 교수와 화상회의로 30분 넘게 대화를 나눴고, 그리고 CV section chief인 Collins 교수와도 1시간 넘는 대화를 나누며 그의 비전과 리더십을 직접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는 Samadi 교수를 포함한 심장혈관영상의학과 의료진들과 함께 했고, 저녁에는 Young, Collins, Samadi 교수들과 Rochester bar에서 칵테일 파티를 통해 친분을 쌓았으며, 고급 이탈리아 식당에서 늦게까지 와인과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Young 교수의 아내분까지 함께 해주셨고, 진지하면서도 활발하게 대화를 이끄는 그 모습에서 부부의 조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Mayo Clinic에서 제공해 준 차량 서비스를 이용해 Rochester 공항으로 이동했는데, 20분 남짓한 거리임에도 요금이 200달러라 놀랐습니다. 체류 동안 식비도 지원받았고, 강의비 역시 국내의 약 5배 수준이어서 Mayo Clinic의 운영 문화와 가치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제가 가장 느낀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렵고 부담스러운 기회라 하더라도 피하지 말고 도전하자. 익숙하지 않고 낯선 자리에 주저하거나 소극적으로 머무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국어에 대한 부담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원어민 앞에서의 서투른 영어라도 ‘내 한계 인식’을 넘어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도 분명해졌습니다. 또한 아무리 좋은 기회라 하더라도 내가 동기부여 되지 않는다면 그 기회는 의미를 잃습니다. 내 상황과 동기를 스스로 점검하고 행동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자기성장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타인에게 진실되고 친절할 것 — 이 또한 의료인으로서,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성장해 나가야 할 덕목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이처럼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Young 교수님과 Collins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친절히 맞아 주신 Samadi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Mayo Clinic Rochester에 관심이 있는 의료진이 계시다면 Samadi 교수님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따뜻한 안내도 받았습니다. 끝으로, 우리 모두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넓은 시각과 용기를 가지고 국내외 심장혈관영상의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기대하며, 이 지면을 빌어 기고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1월
고성민 드림